일상의 방문/일상에서 먹은 것들

속초 뱃머리

지구의 손님 2025. 2. 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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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오면 항상 술을 찾게 된다.
사실 꼭 속초가 아니더라도, 어디를 여행하든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아마도 여행이라는 게 비일상의 순간을 즐기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낯선 공간, 낯선 풍경, 그리고 평소와는 조금 다른 기분.
그 속에서 한 잔을 기울이면, 그 순간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여름에 정말 북적였던 속초의 뱃머리에 다시 와봤다.
그때는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었는데,
오늘은 손님이 고작 두 테이블뿐이었다.

 

사람이 그렇게 많던 곳도, 사실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
이 단순한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우리는 어떤 장소를 특정한 이미지로 기억하지만,
그곳도 결국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한다.


한때 북적이던 곳도 한산해지고, 떠들썩했던 거리도 조용해진다.
그걸 보며, 마치 사람의 인생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적이는 순간이 있으면 고요한 순간도 있는 법.
늘 활기차고 화려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속초의 뱃머리가 조용한 오늘,
나는 조금 더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고,
조용히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여행의 밤을 즐겼다.

 

 

 

 

 

 

 

 

 

 

 

언제 다시 오게 될까?
그때는 또 다른 모습의 속초가 나를 맞이하겠지.
그 모습이 어떻든, 이곳에서의 한 잔은 또 다른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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