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방문/일상에서 먹은 것들

똑이네누룽지오징어순대

지구의 손님 2025. 2. 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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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중앙시장에 오면 늘 똑이네 누룽지 오징어 순대를 찾는다.
이곳이 원조라고들 하지만, 사실 원조 여부보다 중요한 건 이미 익숙한 맛이라는 점이다.
한 번 성공한 곳에 다시 찾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몇 년 전, 다른 집에 갔다가 호되게 맛없는 경험을 한 뒤로는
굳이 모험을 하지 않게 되었다.

 

 

습관이란 게 참 무섭다.
한 번 자리 잡으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게 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그런데, 나는 늙은 걸까?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는 게 나이가 들었다는 신호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속초에 올 때마다 몇 년씩은 늙어서 온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여행이 그저 가볍고 즐거운 일이었는데,
이제는 추억을 곱씹는 시간이 되어간다.
과거에 갔던 곳을 다시 찾고, 같은 음식을 먹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나쁜 건 아니다.
어쩌면 익숙한 곳을 찾아가며,
나만의 속초를 만들어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러니 굳이 억지로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곳, 내가 신뢰하는 맛, 그리고 그곳에서 쌓아가는 또 다른 기억들.
그게 바로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아닐까?

 

 

속초는 늘 변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곳에서 내 자리 같은 곳을 찾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몇 년씩 늙어서 다시 돌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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